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철거냐 존치냐...동두천 옛 성병관리소...시 '권한 남용' 의혹

김아름내 기자 | 기사입력 2024/10/22 [10:57]

철거냐 존치냐...동두천 옛 성병관리소...시 '권한 남용' 의혹

김아름내 기자 | 입력 : 2024/10/22 [10:57]

동두천시 옛 성병관리소 철거와 관련 관제 데모 의혹이 제기됐다. 

 

<도시정비뉴스>가 입수한 문자에 따르면 동두천시 내 모 동사무소는 '성병관리소 철거를 저지하는 단체 시위에 대항하기 위해 10월 22일 14:30 소요산에 방문 예정입니다. 참석 가능한 분들은 말씀해주세요'라는 문자를 민간단체에 전송했다. 해당 문자에는 주무관 실명까지 언급됐다. 

▲ 주무관 실명이 언급된 문자. 해당 문자를 놓고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존치 단체 시위에 대항하기 위해 지자체가 철거 찬성 집회를 위한 참여자를 모집하려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.  © 도시정비뉴스

또 '...시에서는 철거 찬성 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. 시의 소요산 확대 개발사업 등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성병관리소 철거집회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...'라는 문자도 민간단체에 전송됐다. 

 

동두천시는 21일 기자에게 "시에서 지시한 사항이 아니"라고 선을 그었다. 시 관계자는 "(성병관리소 철거에 찬성하는)범시민대책위원회가 동에다가 시민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내용, 자발적인 집회다"라고 강조했다.

 

'시 또는 동주민센터에서 주도한 게 아니라는 말인가'라고 묻자 시관계자는 "(문자 내용에 대해) 경찰에 수사의뢰를 한 것으로 안다. 동원이 된 것인지 아닌지 수사를 해보면 알 것"이라고 답했다. 

 

시 관계자는 또 "시민들이 (옛 성병관리소를) 철거하기를 원하고 있다. 시민들이 반대하시면 철거를 안하겠지만 설문조사에서 철거하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"고 덧붙였다. 

 

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"동두천시가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권한을 부당하게 사용하여 주민 여론을 조작하려 하고 있다"는 논평을 냈다. 

 

참여연대는 "'동두천옛성병관리소철거저지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'는 옛 성병관리소 보존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독립적이고 공정한 공론조사 방법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해 왔고, 시장과의 공개 면담도 요구해 왔는데 박형덕 시장은 공개면담에 응하지 않고 주민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‘관제 데모’를 조직해 온 것이 드러났다"고 주장했다. 

 

참여연대는 "시장과 시 당국은 주민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공권력 남용과 일방적인 철거 일정을 즉각 중단하고 옛 성병관리소 보존 혹은 철거에 관한 공론장 마련에 적극 나서야한다"고 강조했다. 

▲ 옛 성병관리소를 지키는 것이 평화인권을 지키는 일이다  © 인터넷언론인연대

한편 2층 방 7개 규모의 옛 성병관리소는 소요산 초입에 위치한다. 정부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 기지촌 여성들의 성병을 검사하고 병에 걸렸을 경우 수용하는 시설로 관리소를 운영해 왔다. 

 

동두천시는 옛 성병관리소 철거 내용이 포함된 소요산 관광지 확대개발 사업 계획을 발표했고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,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 9월 5일 "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"이라면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. 

 

시민단체는 "국가 안보와 경제를 위해 자국의 젊은 여성들을 희생시킨 역사를 반성한다. 역사 전쟁에서 기록과 장소의 보존이 매우 소중하다"면서 옛 성병관리소 철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. 

 

도시정비뉴스 김아름내 기자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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